제2소식

아름다운소식

<아름다운 소식>은 신문편집부에서 발행하는 교회 소식지 입니다.
교회 소식과 성도들의 이야기를 통해 신앙 성숙을 도모합니다.
(매월 격주로 주보에 실리며, 연말에 책자로 발간됩니다.)

2017-15호 제2사진관

  • 작성자관리자
  • 등록일2017-09-28 11:00:09
  • 조회수1189
아름다운 소식 2017-15호
제2사진관
남는 건 사진뿐일까요?


포털 사이트에 독특한 컨셉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어느 아버지가 아들이 갓난아기일 때부터 시작해서 26세가 될 때까지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은 해마다 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빠 품에 안겨 눈도 못 뜨던 갓난아기는 어느새 제 발로 서고 사춘기 소년을 지나 아빠보다 더 큰 청년으로 성장합니다. 반면 젊었던 아빠는 뱃살도 나오고, 얼굴에 주름도 보이고, 머리숱도 적어지고 흰머리도 살짝 보이는 모습으로 변해 갑니다. 마지막 사진에는 그들을 꼭 닮은 아기가 새로 등장합니다. 아들이 결혼해 낳은 아기입니다.
참 단순한 구도에 불과한데,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보면서 마음 묵직한 감동을 느낀다고 고백합니다. 세월을 따라 피어나고 스러지고, 오고 가고, 또다시 이어지는 인생... 그것을 바라보는 정서는 누구나 비슷한 것 같습니다.
많은 성도님들이 기억하시듯, 우리 교회에서도 이와 비슷한 컨셉의 사진 전시회가 열린 적이 있습니다. 구성전에서 열린 윤기섭 장로님 가정의 가족사진전이었습니다. 윤기섭 장로님과 김금자 권사님은 결혼하신 후부터 자녀들이 장성하는 동안 매년 가족사진을 남기셨고, 담임목사님의 권유로 교회에서 뜻 깊은 가족사진전을 열었습니다. 그때 사진전을 관람한 많은 분들이 나도 해봐야겠다고들 하셨었지요. 그 중 한 분, 현재 제2사진관에서 봉사하시는 차동호 집사님 역시 윤 장로님의 가족사진전에서 감동을 받아 결혼 후 꾸준히 가족사진을 남기고 있다고 합니다.

나에게는 추억이 남고, 누군가에게는 추억을 기부한다
제2사진관은 우리 교회 안에서 운영되는 작은 사진관입니다. 개관한 지 3개월 남짓 되었습니다. 가족사진(5인 이내) 2만원, 장수사진(영정사진) 1만원의 초저렴한 비용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5인 이내의 우정 사진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5인으로 제한을 두는 까닭은 사진촬영 배경 블라인드의 사이즈 및 보정작업 등에 소요되는 시간 때문입니다. 주일에 촬영을 진행하며, 다섯 팀까지 접수를 받습니다(1층 사무실에서 신청서 작성). 사진을 받아보신 성도님들의 반응이 꽤 만족스럽습니다. 일반 사진관 촬영의 10분의 1 가격으로 8R 사이즈(20cm×25cm)의 가족사진을 소유할 수 있는 데다 원본파일도 제공받고, 퀄리티도 보장할 만합니다.
당연하지만, 제2사진관은 영리를 목적으로 개관하지 않았습니다. 성도들에게 추억으로 남을 사진을 저렴한 비용으로 촬영해 드리고, 그 수익금으로 지역사회를 섬기자는 담임목사님의 제안으로 시작됐습니다. 가족사진 한장 찍을 기회를 갖지 못하고 살아가는 취약 계층의 지역주민들과 장수사진을 준비하지 못한 소외 계층의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사진을 촬영해 액자에 담아 전해드리는 나눔사역인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이미 여러 통로로 지역사회를 섬겨 왔습니다. 목욕탕, 무료급식, 자장면, 인력시장 등에 이어 교회가 지역사회를 품는 데 사진관이 또 하나의 연결고리가 된 것입니다. 이 정도면 됐다는 자기만족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그분이 기뻐하실 길로 교회는 걸어가고 있습니다.

한 장의 사진 속에 담기는 하나님 나라
지역사회 촬영 대상자는 관내 주민센터 등 공공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신청자를 선정합니다. 비신자인 경우가 많아 평일에 교회에 오셔서 편하게 촬영하실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영종에 사시는 어르신 한 분은 거동이 불편하셔서 출장(?)으로 장수사진을 촬영해 드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분들께는 한 장의 사진을 찍는 것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차동호 집사님은 이야기합니다. 가족사진이 예약된 가정에 연락을 드려 작은 준비를 하고 오시도록 요청을 드리는데, 거기에는 숨은 뜻이 있습니다. 우리 가족만의 촬영 컨셉이나 포즈, 의상 색깔 같은 것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오시도록 부탁을 드리면, 이런 기회를 통해 가족들이 함께 이야기 나누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잘 웃지 않으신다면 일주일 동안 웃는 연습을 많이 하고 오시라는 주문도 드린다고 합니다.
제2사진관에는 현재 세 분의 봉사자가 있습니다. 평일(월화목)에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촬영은 유희성 집사님, 주일에 성도들을 대상으로 하는 촬영은 차동호 집사님, 그리고 홍보에 김민수 집사님입니다. 사회복지기관에 재직 중인 김민수 집사님은 공공기관 연계 및 리플릿 제작, 페이스북 홍보 등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복음이 어느 불신자와 불신 가정에 어떻게 역사해 들어가는지, 모든 과정을 알지는 못합니다. 누구를 통해서일지 무엇을 통해서일지도 알 수 없습니다. 우리는 다만 복음과 복음적인 사역을 성실히 수행할 뿐입니다. 누군가의 눈에는 단지 추억으로 기억될 사진 한 장만이 남을지 모르지만, 우린 압니다. 남는 건 사진만이 아니라는 것을.
제2사진관은 우리 성도들의 사진 기부로써 지역사회 소외 계층을 돕는 일인 만큼, 성도님들의 사진관 이용이 이 사역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관건입니다. 1년에 한 번씩 가족사진을 찍으며 가족의 역사도 갱신하시고, 어려운 누군가에게 추억도 기부해 주시면 좋을 듯합니다. 한 장의 사진 속에 하나님의 나라를 담을 수 있다면, 그 이상의 가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신문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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